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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작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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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에 김대중> 프리뷰 - 어쩌면 정파적이지 않은 어쩌면 정파적이지 않은 영화를 재밌게 보기 위해서라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지만 관심이 역사에 있다면 〈서울의 봄〉(김성수, 2023)과 〈길 위에 김대중〉(민환기, 2024)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하나의 사건에 주목한 장르 영화와 연대기적 다큐멘터리라는 맥락에서 두 영화는 서로 다르지만 역사라는 지반 위에서는 충분히 쌍으로 놓인다. 〈길 위에 김대중〉을 경유하면 12·12는 두 남자의 싸움이 아니라, 민주화라는 발전 경로에서의 재앙으로 온당히 읽힐 수 있다. 12·12를 두 남자의 싸움으로 설정하는 게 영화에서야 충분히 문제 되지 않지만(설정 자체가 아무리 몰역사적이건 좋은 영화는 될 수 있으니까) 역사를 그렇게 이해하는 건 곤란할 터다. 〈길 위에 김대중〉은 청년 사업가 김대중이 정치에 입문하여 1..
관객프로그래머 초이스! <오우리 배우전> 추천사 - 오우리 배우님께 오우리 배우님께. 처음 배우님을 만났던 건 라는 작품의 GV 자리에서였어요. 그러니 전 배우님을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먼저 만나게 되었던 셈이죠. GV를 들으며 배우이기도 하다는 감독의 다른 작품들을 궁금해하게 되었던 순간이 떠오르네요. 그 뒤로 영화 속, 혹은 드라마 속에서 오우리 배우님을 마주칠 때마다 더 유심히 보게 되었던 게 오늘 이 자리의 시작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3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 배우님을 몇 번째인지 모를 단편 출연작과 세 번째 연출작으로 만나게 될 생각을 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배우님의 배우전을 기획하게 되었던 이유는 분명합니다. 얼핏 보면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는 여러 인물이 배우님을 거치고 나면 모두 다른 사람이 되었어요. 같은 감정처럼 느껴질 때도 각 인물에 따라서 드러..
<어른 김장하> 프리뷰 - TV 다큐멘터리를 극장에서 본다는 것 TV 다큐멘터리를 극장에서 본다는 것 가 김장하가 아닌 그를 취재하는 김주완 기자로 시작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가 기존의 TV 다큐멘터리를 다시 극장이라는 플랫폼으로 내놓은 결과물임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러한데, 단순히 TV 다큐멘터리의 축소판이 아닐까 우려되는 것이다-극의 방향성 자체도 김주완 기자가 김장하를 어떻게 취재할 지가 중심이 되는 르포의 형식을 취한다. 이제껏 많은 TV 다큐멘터리들이 영화로서의 가치에 실패했다고 여겨졌던 근원적인 지점이 여기에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TV 다큐멘터리가 지닌 목적의 가장 우선순위가 어떤 영화적인 감흥이 아닌, 사실에 관한 보고에 있다는 것. 그런데 이것이 TV의 형태로 먼저 방영이 되지 않고, 극장의 형태로 먼저 나왔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의 개개의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