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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작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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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쓰는 시> 프리뷰 - 한국적 경관을 끊임없이 포착한다는 것 한국적 경관을 끊임없이 포착한다는 것 는 한국 1세대 조경가 정영선의 일상적인 삶과, 그녀가 설계한 아름다운 경관들에 관한 영화이다. 정영선의 흔적들은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선유도 공원’과도 같은 서울에 위치한 것들뿐만 아니라 파주, 제주, 포항 등등 전국 곳곳에 산재돼 있다. 는 그녀의 손길이 닿은 풍경들의 전체적인 형태를 포함해, 그것을 이루고 있는 자잘한 아름다움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듯 세세한 부분들까지 포착하는데 공을 들인다. 그것은 정영선 본인이 자신의 작업물에 관해 언급할 때 종종 인용하는 시(詩)의 아름다움을 카메라가 담아내려는 듯 하다. 요컨대 는 정영선 조경가가 이루고자 했던 조경의 언어(시)적 아름다움을 이미지들로, 때로는 소리들로 그 흔적을 찾아내려는 영화다. 그 아름다운 풍경들..
<세월: 라이프 고즈 온> 프리뷰 - 영화의 ‘경청하기’, 관객의 ‘참여하기’ 영화의 ‘경청하기’, 관객의 ‘참여하기’ 영화는 팟캐스트 이 녹음되는 과정을 담는다. 녹음실에 자리한 이들은 국가적 재난과 재해, 참사를 지나오며 유가족으로 살아온 지난 세월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는 녹음실 밖에서의, 그들 각자의 일상을 함께 담아내며 그들의 말을 담담히 기록한다. 그들의 입을 통해 발화되는, 지난 시간을 생생하고 면밀하게 읊어내는 말들에는 그간 세월의 짙은 슬픔이 배어 있다. 영화는 그 슬픔이 자리 잡을 공간을 내어준다. 대화 혹은 이야기를 진행시킨 이후에, 영화는 말들을 기록하는 데에서 나아가 이들의, 그리고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논의를 꺼내놓기 시작한다. 영화의 중반부에 도달할 즈음, 유가족들은 생각을 무수히 반복한 끝에 도달한 한 가지 지점에 대해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가족..
<돌핀> 프리뷰 - 방황하는 젊은 인물에게 희망이란 무엇일까 방황하는 젊은 인물에게 희망이란 무엇일까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 은 소녀시대 권유리의 첫 주연작으로 눈길을 끈다. 바다가 있는 조용한 시골 마을 서천에서 지역신문 기자로 일하는 평범한 30대 ‘나영’은 지방 소도시를 떠나본 적 없는 인물이다. 영화는 자신이 태어난 마을을 사랑하고 큰 변화를 두려워하는 ‘나영’이 예상치 못한 주변의 변화를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린다. 낯선 변화의 순간 ‘나영’을 찾아온 볼링은 혼란스러운 과정을 잠시 잊을 만큼 매력적이다. 볼링은 ‘나영’이 열중하는 활동이자 타인과 연결되어 관성적으로 거부하던 새로운 것을 기꺼이 마주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영화의 제목인 돌핀은 도랑에 들어간 볼링공이 마지막에 돌고래처럼 튀어 올라 득점을 하는 상황으로 뜻밖의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