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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작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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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별> 프리뷰 - 그럼에도 당신이란 별이 있어서 그럼에도 당신이란 별이 있어서 은 울산의 조선소에서 일하는 윤화와 그녀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낸다. 사고로 남편을 잃은 윤화는 몇 년째 자신의 몸을 갈아 조선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녀의 아들은 가족의 돈까지 부어가며 코인 투자에 발을 들이고 하루하루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딸은 친구의 배우 데뷔를 도와주며 서울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는 것을 꿈꾼다. 울산으로 대표되는 꺼져가는 지방의 그늘 속에서 그녀의 가족은 어떻게든 살아가려고 아득바득 노력한다. 은 뜨거운 영화다. 이 영화의 톤 앤 매너는 연기에서 잘 드러난다. 특히, 김금순 배우는 조선소의 펄펄 끓는 용광로 같기도 하고 단단한 철강 같기도 하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딸의 친구가 말하듯 윤화는 굉장히 마초적인 여성 캐릭터이다...
<세기말의 사랑> 프리뷰 - 우리들의 사랑 우리들의 사랑 지구가 멸망할 거라는 뜬소문으로 세상이 소란한 가운데, 영미는 사랑 때문에 감옥에 갔다. 결국 세상은 망하지 않았고, 출소한 영미에게는 또 다른 여자, 유진이 찾아온다. 영화는 영미와 유진, 그들 각자가 겪어온 세월과 그들이 서로를 마주한 시간 사이에 깃든 마음을 세심하게 그려낸다. 영화 속에 나오는 사랑은 그다지 말쑥하지 않다. 외려 빈틈 많고 남루한 모양에 가깝다. 영화 속에서 인물들은 저 자신에게 손해를 주는 선택을 반복하면서 사랑의 시간을 흘려보낸다. 나는 참 바보 같은 선택을 했군, 그때 그 사람은 그래서 그랬구나, 사랑하는 이와 함께했던 순간들을 돌이켜보며 이런 말들을 나누는 인물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 영화가 말하고 있는 사랑이 무엇인지 어쩐지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기술이..
<이어지는 땅> 프리뷰 - 무심한 풍경에 맞서며 무심한 풍경에 맞서며 이 시작되면 카메라는 런던 어느 공원의 풍경을 담고 있다. 그 풍경 속 사람들은 그것을 이루는 하나의 요소로서 작용한다. 주인공 호림(정회린)과 이원(공민정)은 그렇게 주체가 아닌 풍경 속의 요소로, 즉 행인으로서 등장한다. 이러한 행인으로서의 호림과 이원의 위치는 그들의 등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지속적으로 (그들이 활동하는)런던과 밀라노의 풍경 속에 놓이게 된다. 호림과 이원은 의 주인공이지만 완전한 주체는 되지 못한다. 이 말을 달리해보자면 은 런던과 밀라노의 풍경과 거기에 속한 호림과 이원이 주체가 되고자 하는 팽팽한 대립극이다. 호림은 런던의 어느 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그러던 도중 호림은 옛 연인이었던 동환(감동환)을 우연히 만난다. 이원은 밀라노의 어느 거리를 산책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