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난 리뷰

(55)
<비닐하우스> 프리뷰 - 지금에서 비극을 만드는 법 지금에서 비극을 만드는 법 작중에서 태강은 자식들에게 ‘삶을 만드는 건 언제나 선택과 결정에 달려있다’라는 말을 남기고 싶어 한다. 그러나 는 세상에는 무릇 ‘선택할 수밖에 없는’ 선택지도 존재하는 법이라는 것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인다. 영화는 그 속의 인물들이 눈이 보이지 않아서,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을 알지 못해서 무엇을 잃어가며 살고 있는지를 장르적 화법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문정은 저 자신도 어렵게 살고 있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선뜻 선의를 보인다. 문정은 남들이 헷갈려하기 일쑤인 누군가의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기도 하고, 아픈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잠시간만이라도 그 아픔을 피하거나 잊을 수 있게끔 도와주기도 한다. 그러나..
<작은정원> 프리뷰 - 삶이라는 정원을 돌아보며 삶이라는 정원을 돌아보며 올해도 영화를 만드는 이들을 다룬 여러 영화가 소개되었지만 그중에서도 영화 은 내게 특별한 인상을 남겼다. 강원도 강릉의 구도심인 명주동에서 긴 세월을 살아온 할머니들은 ‘작은 정원’이라는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이 커뮤니티 안에서 할머니들은 정원을 가꾸기도 하고 함께 김치를 담그며 조화로운 삶을 영위한다. 어느 날부터는 각자가 배우, 작가, 감독이 되어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젊은 영화인들과 협업하여 그들은 단편 극영화 한편을 완성했고 이 영화는 서울노인영화제에 초청되어 수상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그 다음, ‘작은 정원’의 할머니들은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시종일관 웃음과 울음이 교차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
관객프로그래머 초이스! <조한나 감독전> 추천사 - 안식을 위한 전위적 투쟁 안식을 위한 전위적 투쟁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부분에서 최초로 다큐멘터리 영화가 대상을 수상했다. 1,169 편의 출품작 중 본선에 오른 25편 중 다큐멘터리는 단 1편이었고, 그 작품이 바로 조한나 감독의 이다. 이번 감독전에서는 과 함께 총 3편의 단편들을 만날 수 있다. 3편의 단편 속에서 감독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낸 다음, 고유하고 독특한 이미지들을 배치하면서 이야기 속의 감정과 감각을 새롭게 들여다보는 작업을 해나간다. 이 과정은 언뜻 종교적 수행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스스로의 안식을 얻기 위한 전위적 투쟁으로도 보인다는 점이 흥미롭다. 유기적이며 연속적으로 느껴진 작품 속에서 삶의 주도권을 가지고 가려는 감독의 치열함과 끈질김을 느꼈는데, 이는 뜨개질이라는 소재와도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