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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의 노래, 정태춘> 프리뷰 -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울려 퍼질 아치의 노래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울려 퍼질 아치의 노래 ‘정태춘·박은옥 데뷔 40주년 프로젝트’ 기념공연 준비가 한창이다. 베테랑 가수답게 자신의 목소리와 밴드 연주의 어울림을 섬세하게 체크한다. 공연 무대를 어떻게 꾸밀 것인지도 꼼꼼히 챙긴다. 그렇게 2019년 4월 13일, 제주도에서 40주년 기념 전국투어콘서트 첫 공연의 막이 오른다. 객석 불이 꺼지고 무대 조명이 서서히 밝아지면서 그의 데뷔곡 ‘시인의 마을’이 흐른다. 40년이라는 세월의 나이테가 깊게 박힌 그의 목소리가 무대에 울려 퍼지고 우리는 ‘시인의 마을’이 처음 세상에 알려진 1977년으로 향한다. 영화 은 정태춘의 삶과 음악을 담은 연대기다. 그가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부터 주요 시기마다 했던 음악에 대한 철학과 고민을 담았다. 데뷔 ..
<우연과 상상> 프리뷰 - 규칙을 위해 자유롭기, 혹은 그 역. 규칙을 위해 자유롭기, 혹은 그 역. (2015)에는 버스를 탄 준이 처음 만난 사람과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나는 그 장면을 좋아한다. 생각해보면 이만희의 (1975)에도 모르는 사람을 모아 생일 파티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나는 왜 그런 장면을 좋아하지? 아무튼, 그런 장면의 상상력을 전제 삼아 만든 것이 하마구치 류스케의 ‘3부: 다시 한 번’이였다. 그러므로 3부의 내러티브를 주절주절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 착각과, 모름과, 자유와, 그 중첩에서 발생하는 우정은 말할수록 시시해지니까. 그러니 차라리 다른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만다 쿠니토시와 만다 타마미는 박진희와의 인터뷰에서 일상의 신체가 연기를 거부한다고 이야기한 적 있다. 일상적인 장면에서 그 신체의 동선이나 움직임..
<쓰리: 아직 끝나지 않았다> 초점 부재 영화 말미 주인공 셰르는 이리저리 부딪치다가 방문 앞에 서 이렇게 말한다.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나도 같은 생각을 했다. 영화가 뿌리는 기호나 서사의 층위가 다양해서 그런지, 하나의 일관된 논리를 찾을 수 없었다. 이것과 저것이 붙지 않으니, 어찌저찌 조합해도 암흑은 뚜렷이 남아있었다. 이는 물론 결함이 아니고, 미덕이다. 왜냐하면 가 연쇄 살인마에 대한 범죄영화이기 때문이다. 연쇄 살인마는 사회도 자연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하는 지점에 존재한다. 논리의 준거점을 제시하는 한편, 그것의 파산을 이야기하는 것이 솔직한 선택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것이 의 의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소련 령 카자흐스탄의 역사에 대해 내가 너무 무지하기 때문이다. 화면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