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리뷰 (55) 썸네일형 리스트형 <우연과 상상> 프리뷰 - 규칙을 위해 자유롭기, 혹은 그 역. 규칙을 위해 자유롭기, 혹은 그 역. (2015)에는 버스를 탄 준이 처음 만난 사람과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나는 그 장면을 좋아한다. 생각해보면 이만희의 (1975)에도 모르는 사람을 모아 생일 파티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나는 왜 그런 장면을 좋아하지? 아무튼, 그런 장면의 상상력을 전제 삼아 만든 것이 하마구치 류스케의 ‘3부: 다시 한 번’이였다. 그러므로 3부의 내러티브를 주절주절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 착각과, 모름과, 자유와, 그 중첩에서 발생하는 우정은 말할수록 시시해지니까. 그러니 차라리 다른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만다 쿠니토시와 만다 타마미는 박진희와의 인터뷰에서 일상의 신체가 연기를 거부한다고 이야기한 적 있다. 일상적인 장면에서 그 신체의 동선이나 움직임.. <쓰리: 아직 끝나지 않았다> 초점 부재 영화 말미 주인공 셰르는 이리저리 부딪치다가 방문 앞에 서 이렇게 말한다.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나도 같은 생각을 했다. 영화가 뿌리는 기호나 서사의 층위가 다양해서 그런지, 하나의 일관된 논리를 찾을 수 없었다. 이것과 저것이 붙지 않으니, 어찌저찌 조합해도 암흑은 뚜렷이 남아있었다. 이는 물론 결함이 아니고, 미덕이다. 왜냐하면 가 연쇄 살인마에 대한 범죄영화이기 때문이다. 연쇄 살인마는 사회도 자연도 온전히 설명하지 못하는 지점에 존재한다. 논리의 준거점을 제시하는 한편, 그것의 파산을 이야기하는 것이 솔직한 선택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것이 의 의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소련 령 카자흐스탄의 역사에 대해 내가 너무 무지하기 때문이다. 화면에 ..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 꼼꼼하게 공감하다 꼼꼼하게 공감하다 (이하 )는 파주 출판도시가 어떻게 약 3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당시 허허벌판이었던 땅으로부터 지금의 모습으로까지 세워졌는가를 순차적으로 짚어나간다. 고려 때의 직지심체요절 편찬과, 조선의 훈민정음 반포를 지나, 1970년대의 근현대사에 이르면 그곳엔 책을 통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출판업자들의 꿈이 싹트고 있었다. 출판이 산업으로도 인정받지 못하던 시기.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모여 산악회를 만들어 산을 오르내리던 출판업자들은 그 모임에서 ‘책이 만들어지는 공간이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책을 잘 만들 것인가.’ 등등의 고민을 나누며 점차 ‘출판도시 건설’이라는 목적으로 나아갔다. 그 과정은 비단 출판업자들의 열정만으로는 어려운 것이었다. 그 도시를 만들기 위해 설.. 이전 1 ··· 14 15 16 17 18 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