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오프렌즈

<클로즈> / 2023.05.19.

혼자 보아도 좋지만 같이 보면 더 좋은 영화!

‘오오프렌즈’는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의 관객 모임입니다.
‘오오프렌즈’ 상영일, 영화 관람 후 극장 내 자리 잡은 삼삼카페로 모이세요.
오오극장 상영작을 함께 보고 마음껏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드립니다.

 

5월 19일 금요일, 오오프렌즈 여덟 번째 만남

 

서로가 세상의 전부였던 두 소년이 겪게 되는 상실을 다룬 영화,

루카스 돈트 감독의 <클로즈> 관람 후 여덟 번째 모임을 가졌습니다.

오오프렌즈는 영화를 본 후 지금껏 겪어온 관계를 담담하게 고했습니다.

각 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한 아름다운 화면 연출부터,

하나의 단어로 가둘 수 없는 관계 설정까지 섬세하게 짚어보았습니다.

 

 

이 영화를 굳이 퀴어 영화라는 장르에 가두고 싶지 않다.
레오와 레미의 관계를 그저 퀴어라고 말하는 것은
그들이 함께 보낸 시간을 너무 단순화하여 이 영화를 전부 설명하기엔 불충분하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서 강요당한 남성성에 관한 고민이 밀려들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가 퀴어 영화로 보였다.
사회적 잣대가 레오와 레미를, 그리고 그들의 관계를 판단하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그들의 선택이 달라졌더라면 행복한 모습을 좀 더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따뜻한 빛깔이 가득한 꽃밭과 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하키장처럼
공간의 색깔과 온도를 선명하게 대조하여 인물의 감정선을 아름답게 그려냈다.
특히 수미상관으로 꽃밭을 달리는 장면을 배치하여
영화 속에서 인물의 변화를 도드라지게 표현한 것 같다.

 

 

꽃이 만발하고, 수확하고, 다시 흙을 엎는 정원의 변화,
그리고 옷차림으로 시간의 흐름을 보여준다.
계절이 바뀌어감에 따라 인물의 감정이 함께 움직이는 걸 보는 게 좋았다.

 

 

감정의 진폭이 커서 인물의 감정에 쉽게 빨려드는 영화였다.
레오가 자신이 가장 사랑한 사람에게 가해자였다는 생각을 어떻게 1년이나 품고 있었을까.
또 그런 레오를 안아주기까지 레미의 엄마에겐 얼마나 오랜 시간이 필요했을까.
가해자였다고 고백하는 의도가 선해도 피해를 주는 상황에서 털어놓는 레오,
그리고 그런 레오를 안아준 레미의 엄마 모두가 안쓰러웠다.

 

 

이 영화는 이를 매우 극적으로 표현했지만,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인생에 큰 부분을 차지하던 사람이 외부 환경의 변화로 내 삶의 밖으로 사라지는 일을 경험한다.
일상적 상실에 대한 기억으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가 자극하는 감정을 담담하게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아름답게 표현해준 오오프렌즈 여러분!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오오프렌즈’는 계속됩니다. 다음 만남도 기대해 주세요!

'오오프렌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밀의 언덕> / 2023.07.19.  (0) 2023.07.21
<그 여름> / 2023.06.16.  (0) 2023.06.23
<라이스보이 슬립스>/2023.04.26.  (0) 2023.05.03
<다음 소희>/2023.02.25.  (0) 2023.02.28
<탑> / 2022.11.16.  (0) 2022.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