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보아도 좋지만 같이 보면 더 좋은 영화!
‘오오프렌즈’는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의 관객 모임입니다.
‘오오프렌즈’ 상영일, 영화 관람 후 극장 내 자리 잡은 삼삼카페로 모이세요.
오오극장 상영작을 함께 보고 마음껏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드립니다.
2월 25일 토요일, 오오프렌즈 여섯 번째 만남
2017년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현장실습생 사망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 관람 후 여섯 번째 모임을 진행하였습니다.
오오프렌즈는 이번 모임에서 뜨거운 감정을 가감없이 분출했습니다.
한 시간 정도 진행된 대화에서는 실제 사건에 대한 분노부터 인물을 다루는 연출 방식까지,
사회 구조와 영화 미학 모두를 다뤄보았습니다.
고등학교 때 실습을 가던 친구들, 콜센터에서 전화를 받아본 경험이 떠올라서 가슴이 더 미어졌다.
광고성 전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람의 실적이라고 생각하니 쉽게 끊을 수가 없었다.
이 영화는 개인이 아니라 거대한 사회에 대한 이야기이다. 누구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
그래서 영화가 끝나도 사건이 끝나지는 않는다.
이 또한 해결되지 않고 꽉 막힌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 생각한다.
1부와 2부를 구분하여 소희와 유진이 비슷한 인물이라는 걸 겹쳐서 보여주는 연출이 좋았다.
두 인물이 춤을 추다 같은 부분에서 넘어지는 장면, 맥주를 마실 때 햇빛이 들어오는 장면처럼 말이다.
학생들은 어른들을 믿고 회사에 가는데, 어른들은 학생들의 안위가 아니라 자신의 안위가 먼저다.
어른들의 시스템에 학생들이 고통받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동시에 인센티브, 인사고과, 월급 등에 좌지우지되는 어른들의 상황이 이해가 갔다.
하지만 그렇게 면죄부를 쥐어주는 나에게 다시 화가 났다.
소희의 얼굴이 퀭해지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준 연출이 좋았다.
밝고 당차던 소희가 점점 총기를 잃고 결국엔 핏기 없는 얼굴로 등장할 때 충격이 컸다.
영화 제목이 ‘소희 다음’이 아니라 ‘다음 소희’다.
‘소희’라는 이름을 대명사로 쓰면서, 소희의 친구들까지 모두 소희의 범주 안에 넣은 셈이다.
유진이 태준에게 뭐든지 말해도 된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다음 소희가 되었을지 모르는 태준의 곁에
유진이 있어서 그가 다음 소희가 되지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위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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