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오프렌즈

<라이스보이 슬립스>/2023.04.26.

혼자 보아도 좋지만 같이 보면 더 좋은 영화!

‘오오프렌즈’는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의 관객 모임입니다.
‘오오프렌즈’ 상영일, 영화 관람 후 극장 내 자리 잡은 삼삼카페로 모이세요.
오오극장 상영작을 함께 보고 마음껏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드립니다.

 

4월 26일 수요일, 오오프렌즈 일곱 번째 만남

 

1990년 낯선 땅 캐나다에서 소영과 동현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내는 영화,

앤소니 심 감독의 <라이스보이 슬립스> 관람 후 일곱 번째 모임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이 영화처럼 따뜻하고 안온한 말들이 오갔습니다.

인물이 처한 상황을 표현하는 세심한 연출 방식부터,

배우들의 연기와 인물 설정까지 섬세하게 짚어보았습니다.

 

 

필름으로 촬영해서 그런지 화면이 더 감상적이고 아름다웠다.
저예산 영화인데도 필름을 사용한 점이 멋있었고 감사했다.

 

 

소영의 연기가 놀라웠다.
꼿꼿하게 몸을 펴고 걷는 모습으로 소영의 당차고 다부진 성격을 한눈에 보여주었다.

또 산에서 울부짖는 장면은 소영이 견뎌온 세월의 응어리가 느껴져 가슴이 아팠다.

 

 

카메라가 일부러 긴 복도를 휘감아 인물에게 다가가는데,
이것이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소영과 동현을 몰래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아버지가 함께 있진 않지만 이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기에
카메라도 덩달아 따뜻하고 환상적으로 이들을 바라본 것 아닐까.

 

 

기둥이나 가구, 사람들로 화면을 의도적으로 가리는 화면 구성이 많았는데,
이를 통해 소영과 동현이 처한 답답한 상황을 같이 경험할 수 있었다.
현명하면서도 아름다운 연출이었다고 생각한다.

 

 

캐나다에 있을 때는 가로로 좁던 카메라가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확 열릴 때의 쾌감을 잊을 수 없다.
속에 막혀 있던 뭔가가 탁 트이는 듯했다.
소영과 동현도 이런 마음이었으리라 짐작해본다.

 

 

백인은 악인으로, 한국인은 선인으로 확실하게 구분된 인물 설정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친절한 한국인이 등장할 때마다 저 사람이 언제쯤 악인으로 돌변할까 의심했는데,
그들이 변함없이 소영과 동현의 곁에 따뜻하게 남아주어 다행이었다.
어쩌면 이 영화가 동화 같았던 건 그런 사람들 덕분이 아니었겠나.

 

 

 

영화만큼 사려 깊은 마음들을 나눌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따사로운 오오극장의 친구들!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오오프렌즈’는 계속됩니다. 다음 만남도 기대해 주세요!

 

 

'오오프렌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여름> / 2023.06.16.  (0) 2023.06.23
<클로즈> / 2023.05.19.  (0) 2023.05.23
<다음 소희>/2023.02.25.  (0) 2023.02.28
<탑> / 2022.11.16.  (0) 2022.11.27
<성덕> / 2022.10.19.  (0) 2022.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