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보아도 좋지만 같이 보면 더 좋은 영화!
‘오오프렌즈’는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의 관객 모임입니다.
‘오오프렌즈’ 상영일, 영화 관람 후 극장 내 자리 잡은 삼삼카페로 모이세요.
오오극장 상영작을 함께 보고 마음껏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드립니다.
7월 19일 수요일, 오오프렌즈 열 번째 만남
사랑받고 싶은 소녀가 숨기고 싶었던 진실과 마주하는 과정을 다룬 작품,
<비밀의 언덕> 관람 후 열 번째 모임을 가졌습니다.
이번 오오프렌즈에서는 명은이와 명은이를 둘러싼 어른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아이의 눈에 비치는 가족의 모습과 관객의 가슴에 남은 이미지를 고백하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반영하여 영화 속 아이들과 공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일기와 편지, 나레이션 때문인지 문학적으로 느껴졌다.
감정선이 아주 섬세해서 자연스럽게 나의 어린 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
집에 돌아가서 내가 어렸을 때 쓴 일기장을 꺼내보고 싶다.
아빠, 엄마, 오빠, 여동생으로 이뤄진 한국의 정상가족 판타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그들의 장단점을 드러내어 입체적인 인물로 만들어냈다.
능력은 없지만 가장의 무게를 느끼는 아빠, 일하느라 억척스러워진 엄마, 까칠한 오빠까지.
한국의 가족 문화를 외국인에게 소개한다면 이 영화가 적합할 것 같다.
글쓰기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원고를 흙 속에 묻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을 극복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음으로써 명은이가 해방되는 것 같았다.
소리를 듣는 즐거움이 큰 영화였다.
게를 먹을 때 쩝쩝거리는 소리, 글을 쓸 때 연필이 사각거리는 소리,
명은이가 골목을 우당탕탕 뛰어다니는 소리를 듣고 있노라니
나도 명은이의 옆에 있는 것 같았다.
선생님이 지각을 하고, 대상 수상 취소를 교장 선생님께 설득하는 모습을 보면서
직장인의 비애를 느꼈다.
동시에 한 번도 큰 소리를 치지 않고, 차분하게 학생들과 대화하고 이해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선생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은이는 타고난 예술가 같다.
글을 쓰기 위해서 통일 전망대를 찾아가고, 회사 앞 어른에게 말을 거는 모습에서
철두철미함이 느껴졌다.
어떤 면에서는 아이보다 예술가를 다룬 영화 같기도 하다.
이번 오오프렌즈에서는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가족이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보았습니다.
조곤조곤 자신의 어린 시절과 영화를 엮어나간 오오프렌즈 여러분! 모두모두 감사드립니다.
'오오프렌즈’는 계속됩니다. 다음 만남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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