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하루쯤은
아름답고도 잔인한 4월이 왔다. 잊을 수 없는 세월호라는 단어 앞에서 4월은 잔인하기만 하지만, 남겨진 사람들의 삶이 잔인하기만 하란 법은 없다. <장기자랑> 이라는 다큐멘터리는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이야기를 다루며 무대를 만드는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만남부터 지금까지 매순간 쉽지는 않았던 순간들 속, 극단 가족들은 배역을 정하는 일로 다투기도 하고 사소한 오해들이 쌓여서 극단 연습에 오지 않기도 하고 서로를 시기하고 질투하기도 한다. 이런 등장인물들의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감정들은 피해자다움을 벗어나 다양하고 내밀한 일상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연극이라는 무대를 통해 내 아이와 함께 한다는 느낌은 가족들에게는 기쁨이자 괴로움이다. 그럼에도 그 무대를 포기하지 않고 마주하고 서로 위로를 주고 받는 과정은 무엇이 이토록 그들을 움직이게 만드는가에 대한 대답이다. 감독은 이 영화를 만들면서 피해자다움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고 한다. 피해자나 희생자와 같은 말들이 주는 무거움은 종종 유가족들을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여기게 만든다. 이 영화는 그저 유가족의 이야기가 아니라 극단이라는 다른 공동체를 함께 하며 울고 웃는 사람들의 이야기. 4월의 하루쯤은 그들이 되어보자. 그리고 또 4월의 하루쯤은 우리가 그 날 떠나보낸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 오오극장 관객프로그래머 임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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