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하는 젊은 인물에게 희망이란 무엇일까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된 <돌핀>은 소녀시대 권유리의 첫 주연작으로 눈길을 끈다. 바다가 있는 조용한 시골 마을 서천에서 지역신문 기자로 일하는 평범한 30대 ‘나영’은 지방 소도시를 떠나본 적 없는 인물이다. 영화는 자신이 태어난 마을을 사랑하고 큰 변화를 두려워하는 ‘나영’이 예상치 못한 주변의 변화를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린다.
낯선 변화의 순간 ‘나영’을 찾아온 볼링은 혼란스러운 과정을 잠시 잊을 만큼 매력적이다. 볼링은 ‘나영’이 열중하는 활동이자 타인과 연결되어 관성적으로 거부하던 새로운 것을 기꺼이 마주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영화의 제목인 돌핀은 도랑에 들어간 볼링공이 마지막에 돌고래처럼 튀어 올라 득점을 하는 상황으로 뜻밖의 행운을 의미한다고 한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찾아온 행운에 희망을 얻어야 하는 ‘나영’의 안타까운 표상을 잘 드러내준다.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확장하고 인물들과 갈등을 겪으며 성장하는 주인공의 서사는 그다지 참신한 내용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영화는 용기를, 희망을 말한다. 더 이상 도전하기 힘들다고 느낀 순간이 다가왔을 때도 반전의 모멘텀은 있다고. 큰 성공을 이루어 내는 것도, 이겨낸다고 해서 희망찬 미래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지만 어쩌면 변화는 그런 행운을 스스로 발견하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것이리라. 영화 속에서처럼 누군가가 발견해 줄 수도 있겠다. 마지막 볼링장 신에서 발견한 권유리 배우의 얼굴처럼.
-오오극장 관객프로그래머 임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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