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추듯이
은혜 씨는 유머러스하다. 농담도 잘하고, 장난도 잘 치고, 춤도 잘 춘다. 영화 속에서 춤을 추던 은혜 씨의 표정이 계속 떠오른다. 은혜 씨는 강가 옆에 1km나 이어진 프리마켓에서 다른 셀러들과 함께 아무 음악에나 춤을 춘다. 자신의 전시회에서도 그림 사이를 지나다니며 춤을 춘다. 그 자유롭고 포근하고 또 안온한 표정.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삶이라도, 그 삶이 행복하리라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다. 은혜 씨는 정말이지 행복한 삶을 산다.
그림을 그릴 때 김미경 서촌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떠올린다는 은혜 씨. 그래서 그림을 그릴 때 행복하다는 은혜 씨. 그런 은혜 씨의 말에 “좋겠다.”라는 반응이 뒤이어 나온 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일을 하는 순간까지 행복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은혜 씨는 정말이지 부러운 삶을 산다.
“예쁜 얼굴도 안 예쁘게 그려주는 은혜 씨 앞에 4천 명의 사람들이 환하게 웃음 짓는다.”
포털 사이트에 영화 <니얼굴>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소개 글이 참 좋다. 은혜 씨는 딱 그런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웃음 짓게 만드는 사람, “예쁘게 그려주세요.”라고 말했을 때 “안 예쁜 얼굴은 없어요.”라고 대답해 줄 사람, 어느 곳에서든 행복하게 그림을 그리고 행복하게 춤을 출 사람.
-오오극장 관객프로그래머 박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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