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과 여성. 이분법의 장르영화.
어쩌면 <썬더버드>에서의 욕망의 형태는-그 시선을 동의하는가에 대한 여부를 잠시 제쳐둔다면-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의 이분법적인 대립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 속 남성인 태균(서현우)과 태민(이명로)가 돈을 쫓는다면, 여성인 미영(이설)은 그 과정에 함께 참여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들에는 그녀에게 있어 돈은 부차적인 것이 된다. 태균과 태민을 가로막거나 비아냥대는 남성들이 나타날 때 그들의 욕망 또한 태균과 태민의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읽히지만, 인숙(최은아)의 욕망은 다르다. 그리고 미영과 인숙이 가지고 발현하는 욕망의 형태, 심지어 돈에 있어서 자신이 취할 수 있는 이득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옥순(박승태)마저도 그 이면에는 그것에 대한 냉소를 드러낸다. <썬더버드>는 그 여성적인, 혹은 이 영화 속 여성들이 추구하는 어떤 욕망에 대한 동경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거의 중독에 가까운듯한 자본에 대한 탐닉이 우글대는 영화 속 강원도 정선에는 그 여성적인 욕망은 쉽사리 실현되지 못하기에 <썬더버드>는 결국 돈을 미친 듯이 쫓는 욕망이 주가 될 수밖에 없는 영화이다.
동시에 <썬더버드>는 돈을 쫓는 자들의 여정을 따라가다 마주하게 되는 어떤 섬뜩함에 관한 스릴러이기도 하다. 샤프디 형제의 <굿타임>을 연상케 하는 밤을 인공적으로 비추는 형형색색의 조명들의 활용과, 자신의 감정을 상황의 급박함에 참지 못하는(혹은 참을 생각이 없는) 인물들이 시종일관 부딪히는 영화의 운동성은 한시도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썬더버드>는 충실한 장르영화이다. 순수하게 장르적 쾌감만으로도 <썬더버드>를 봐도 재밌을 것이다. 치밀하게 짜인 각본과, 그 각본을 훌륭하게 체화해내는 배우들의 호연이 ‘스릴러’라는 장르에 입체감을 부여한다. 무엇보다 <썬더버드>는 순수하게 재밌다.
- 오오극장 관객프로그래머 류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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