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고조 그리고 해소
보통 음악의 비트는 심장의 박동에 자주 비유되고는 한다. 일정하게 움직이는 박자 안에서 사람들은 안정을 느끼거나 고조되는 음악 속에서 긴장을 해소하기도 한다. 엇박의 변주는 재미를 주기도 누구에겐 불안을 주기도 한다. 테크노 DJ는 그 사이를 넘나든다.
그런 지점에서 <둠둠>은 영화의 탈을 쓴 심리 스릴러 영화에 가깝게 느껴진다. 불안과 슬픔으로 가득차 종잡을 수 없는 신애와 그런 엄마처럼 되기 싫어 디제잉을 포기하고 무력하게 살아가는 이나의 상태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이 고조되어 있다. 더군다나 돌봐야할 아이가 있는 여성의 삶은 당장의 선택을 강요받는다. 둠둠 빨라지는 비트처럼 크고 무겁게 다가오는 순간들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이나는 답답한 상황 속에서 우연히 만난 선배 DJ인 준석을 만나 다시 디제잉을 시작하게 되고 베를린 행 티켓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알게 된다. 얼핏 탈출구를 찾은 것 처럼 보이나 신애의 주변은 더욱 일그러져 간다.
음악만 하고 살고 싶다는 게 이기적인건가요? 라는 질문은 상투적이나 누구나 품을 만한 바램이다. 철없어 보일지라도 그 물음표를 딛고 일어선다. 각자의 불안과 고민으로 평행선을 달리던 두 모녀를 이어주는 이벤트는 꽤나 극적이지만 음악이 세상을 치유하는 방법도 말로 설명할 수 없이 극적인 법이다. 좋은 음악이란 결국 사람들의 마음 속에 가닿는 것.
주연 배우인 김용지의 스크린 데뷔작. 이나를 둘러싼 불안과 답답함을 말간 얼굴로 부담없이 연기했다. 다양한 층위의 문제들이 캐릭터 위에 겹겹이 쌓여져있지만 어색하지 않게 풀어냈다. 해소의 음악으로써 선택한 교회라는 공간은 아주 짧지만 인상적이다.
- 오오극장 관객프로그래머 임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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