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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작 프리뷰

<바다호랑이> 프리뷰 - 세트장 안에서 물 없이 재현하는 세월호 잠수사의 이야기

 

 

세트장 안에서 물 없이 재현하는 세월호 잠수사의 이야기

 

 2014년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희생자들을 수습한 민간 잠수사들이 있다. 민간 잠수사들은 참사 소식에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원하여 구조팀에 참가하였으나 7월, 갑작스럽게 해경으로부터 철수 통보를 받고 쫓겨난다. 무리한 잠수로 인하여 망가진 몸과, 수십명의 희생자를 물 속에서 품에 안아 올리며 생긴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고통스러운 가운데, 해경은 현장에서 연장자로서 자연스레 지휘자 역할을 했던 대장 잠수사를 5월에 일어난 잠수사 사망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한다.

 <바다호랑이>는 현장 구조팀에 자원한 잠수사이자 재판에 증인으로 휘말려 고통을 겪고, 세월호 진상규명 활동에 나섰던 고 김관홍 잠수사의 실화를 재구성한 극영화이다. 이지훈 배우가 김관홍 잠수사를 모델로 한 주인공 나경수 역을 맡았다.

 이 영화는 참사 현장을 자극적으로 그려내려 과장하지 않는다. 도리어 연출을 최소화 한 연극과 같은 형식으로 진행된다. 도입부에서 카메라 밖 인물이 “이제 여러분은 이 세트장에서 한 편의 영화를 같이 작업하게 될겁니다.”라며 액자식 구성을 전개하며, 나경수의 꿈 속도, 동료와 함께 가던 술집도, 재판장도 모두 단순한 세트장이다. 영화는 주로 배우의 얼굴을 크게 비추며 표정과 대사, 섬세한 연기로 서사를 이끌어나간다. 참혹한 장면을 보여주기보다 추상적인 묘사로 관객에게 몰입감을 끌어내고 참사에 대한 존중을 표한 것이다.

 타인을 돕고자 하는 사람들이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상처와 트라우마를 조명하는 실화 바탕의 극영화, <바다호랑이>. 잠수병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난 고 김관홍 잠수사를 이 영화를 통해 기억하고 추모한다.

 

 

-오오극장 관객프로그래머 최진아